2011년 9월 15일 목요일

관음증.

 

나는 완전 관음증 환자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덕목이 있다:

“절대 걸리지 말 것.”

이게 자신 없으면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 일종의 윤리의식인데, 당하는 사람 기분은 얼마나 엿 같겠나. 우리 마누라도 비슷한 얘기를 해줬다:

“바람 필 때 피더라도, 절대 내 앞에서 걸리지 마라.”

그럴 자신이 없으면 그냥 하지 말아야 한다.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혼자 즐겨라. 그것은 개인의 온전한 자유니까. 또한, 이는 개인의 사고 중 가장 은밀한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인권적 측면에서도 옳다.

당신의 행동은 참 잘 못 되었다. 무엇보다 말기 암환자를 갖고 장난 쳤다는 점에서, 천벌을 피하기는 해도 속으로 쪼께 찜찜할 것이다. 나는 요즘 대충 곧 죽는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별로 무서울 게 없다. 어차피 금방 저 세상 가는데 뭘. 요딴 생각을 가지고 사니 아주 머리속이 심플해지고 기분도 상콤하다.

그러니까.

똑바로 좀 살아봐.

(난 얼마나 살고 싶은데, 힝. 너는 그 아까운 시간에 그거 하고 앉았냐. 한심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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