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오전, 병원에서 채혈 순서를 기다리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보낸 일명 ‘암 편지’를 읽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
“야, 나 좀 부럽다. 나도 그 암 걸리고 싶어. 정말 적당한 거 잘 걸렸는걸?”
끄덕끄덕.
“어떻게 나도 좀 걸릴 수 없나? 그거 전염되는 거 아니지? 나도 좀 나눠 줘.”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글쎄, 좀 힘들 것 같은데. 일단 내 종양조직을 채취해서 너에게 이식하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첫째, 보험이 될까 모르겠고, 둘째, 내 암세포가 거의 사라졌거든. 원하는 조직 샘플을 얻기 힘들 거야.”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실화다. 아마 이 이야기만 처음 본 사람이라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이건 ‘암 편지’를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나는 그 편지를 아무에게나 공개할 마음이 없다. 만약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적어도 내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다면), 내게 문자 메시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길 바란다. ‘암 편지’를 바로 쏴드리겠다. 또한, 보안 유지를 부탁드린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이 블로그의 글을 꾸준히 읽다 보면, 내가 나누고 싶은 행복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일단 이 블로그의 시작은 돈 주고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종류의 ‘행복’을 나누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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