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목요일

혼자 앉아서 잠잠할 것.

 

3차 항암이 만만치 않았다.

현재 척수액에는 암세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병기가 병기인지라 예방 차원에서 척수항암을 하고 있다. 뇌와 척추뼈 안쪽으로는 항암제가 잘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척추뼈에 구멍을 뚫고 직접 항암제를 주사하는 것이다. 다행히 나의 척추뼈가 주사바늘에 특화된 구조를 갖고 있어서 바늘을 찌르는 동안 통증은 없다.

문제는 맞고 나서인데, 요번에 아주 제대로 걸렸다. 몸을 일으켜 세우기만 해도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무조건 누워 있었다. 먹는 시간 빼고는 무조건 누웠다. 그러기를 1주일. 이제 좀 걷기는 한다. 머리는 안 아프지만, 통증이 골반 쪽으로 내려가서 완전히 꼿꼿이 서지는 못 한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다.

내가 병원에서 처음 교회를 가고 3부 예배때 만난 구절이다. 이야기의 전후 맥락이 있겠으나, 다 짤라먹고(^^;) 두 구절만 인용하려고 한다. 그때 이 구절을 만나지 못 했다면, 나는 크리스챤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루종일 울었던 날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러하다:

사람이 젊었을 때에 멍에를 메는 것이 좋으니

혼자 앉아서 잠잠할 것은 주께서 그것을 메우셨음이라 (예레미야애가 제3장 26,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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