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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6일 금요일

진정한 아버지빽.

 

우리 아버지는 공무원 세계에서 살아 있는 신화 같은 존재다. 가장 말단 직원에서 시작하여 직업 공무원으로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까지 하셨다. 남들이 보면 그간의 세월은 그저 승승장구한 것으로만 보여졌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주요 보직을 맡으셨고, 승진 시험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으셨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잘 안다. 그간의 세월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으며, 오히려 큰 절망에 빠져 있던 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딱 내 나이 때, 그러니까 내가 내 아들만 했을 때 아버지는 테니스를 치시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어 거의 1년간 입원을 하셨다.

한창 일할 나이에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정말 일밖에 모르고 사셨던 분이기 때문에 상실감과 조바심도 크셨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일을 새로운 충전의 계기로 삼으셨다. 결국 그것이 나중에 더 큰 복으로 돌아오게 됐다.

물론 나는 이 이야기를 커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은 로보카 폴리밖에 모르는 내 아들은 훗날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 내 아들은 아버지의 어떤 모습을 전해 듣고 기억하게 될까.

나 역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그런 훌륭한 삶을 살고, 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정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아버지는 그 이후로도 몇 번의 시련을 겪었고 또 그것을 이겨내셨다. 그때는 내가 좀 머리가 자란 이후의 일이라 아주 소상히 알고 있다.

나 역시 이번 시련이 한 번이 아닐 것임을 아버지의 경우를 봐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시련이 닥쳐온다고 해도 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고 그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이것이 내가 아버지의 삶으로부터 얻은 가장 큰 교훈이며, 아버지가 내게 주신 진정한 ‘아버지빽’이다.